漢詩 - 한문의 바다 ㅣ 立春 詩題 三十五 首
◐ 1. 입춘(立春) 2잠(箴) - 허목/미수기언67권
상제(上帝)가 진에서 나와 / 帝出于震
만물이 발생하니 / 萬物發生
하늘의 도를 변치 말고 / 毋變天之道
땅의 이치를 끊지 말고 / 毋絶地之理
사람의 기강을 어지럽히지 말라 / 毋亂人之紀
성대한 덕이 목에 있으니 / 盛德在木
큰 나무를 베지 말라 / 毋斫大木
새집을 뒤집지 말고 / 毋覆巢
새끼 밴 짐승을 죽이지 말며 / 毋殺胎殀
나뒹구는 해골을 묻어 주라 / 掩髂埋胔
농기구를 챙기고 / 簡稼器
농사일을 준비하라 / 修稼事
◐ 2. 입춘(立春)에 회포를 적다 - 이곡/가정집17권
유자는 별 뜻 없이 어버이 그리워하게 마련 / 遊子思親無別意
소인은 땅을 생각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 / 小人懷土是眞情
찾아온 푸른 봄을 토우가 이미 싣고 왔는데 / 土牛已載靑春至
돋아나는 흰 머리 차녀(수은)도 막기 어려워라 / 姹女難禁白髮生
한배 아직 열지 않아 입술이 마르던 차에 / 未撥寒醅唇尙燥
새로 돋은 봄나물 보니 눈이 번쩍 뜨이누나 / 忽看新菜眼還明
벼슬길에서 전원의 즐거움을 함께 맛볼 수야 / 宦途不倂田家樂
당년에 대경(벼슬하는 것)을 배운 것이 부끄럽기 그지없네 / 愧殺當年學代耕
◐ 3. 입춘(立春)날 소동파 시에 차운하다 - 최립/간이집7권
겨울 보낸 새 햇빛이 처음 쏟아져 비추는 날 / 臘盡新陽始布漫
황도 사람들 흥겨운 일 실컷 보게 되겠구나 / 皇都樂事剩堪看
사람들마다 머리에 꽂은 삐딱한 오색 장식이요 / 人人綵勝簪欹側
집집마다 또아리 틀며 올라가는 향연이라 / 戶戶香煙篆屈盤
새해맞이 약주는 모름지기 초주와 백주 / 小歲觴須椒柏醞
맛있는 음식 먹고 난 뒤 입가심은 봉룡단 / 羣羞壓用鳳龍團
나그네 마음은 명절 맞아 더욱 우울해지는지라 / 羈懷更覺逢辰惡
변변찮은 상 차리고 서로들 억지로 기분 내네 / 薄具相將亦强歡
원래는 납일(臘日) 전에 돌아가리라 여겼는데 / 本擬歸期在臘前
새해를 누가 처량하게 맞을 줄이야 알았으랴 / 誰知蹭蹬向新年
불현듯 생각나네 아내가 마련한 나물 소반 / 菜盤却憶貧妻具
어떻게 보랴 꽃을 꽂은 예쁜 딸의 그 모습을 / 花勝那看小女姸
저잣거리 찾아가면 맛 좋은 술도 사련마는 / 市上猶堪沽美酒
지갑 속을 뒤져봐도 돈이 남지를 않았는걸 / 囊中可奈乏留錢
타향에서 입춘첩을 굳이 써서 뭐 하리요 / 他鄕不用宜春帖
바다의 요기(妖氣)가 개기만을 말없이 기도할 뿐 / 默禱腥氛淨海天
註; 위 2수(二首)는 최립이 중국에 사신으로 가서 입춘을 맞이해 지은것임.
◐ 4. 입춘(立春) - 기대승/고봉집1권
동지에 양이 생겨 점점 순조롭게 쌓이니 / 冬至陽生積漸馴
섣달이 다하자 혼연히 봄이 돌아오네 / 臘窮渾覺自回春
처음에는 땅 밑에서 어렴풋이 소식 통하다가 / 初從地底微通信
이미 하늘에 순한 음기 간직하네 / 已向天中暗葆醇
처마 해는 고드름 녹여 한낮에 떨어지고 / 簷日浹凌仍滴午
들 연기 눈과 섞여 새벽에 어리네 / 野烟迷雪乍凝晨
언덕의 용태 산의 기상 추위가 엷어지니 / 岸容山意寒都薄
물색이나 인심이나 똑같이 기뻐하네 / 物色人心喜欲勻
고운 나물 소반에 담아 섬섬옥수로 보내고 / 細採薦盤纖手送
향기로운 막걸리 술동이 기울여 옥배로 돌리누나 / 香醪傾甕玉盃巡
해 저무니 집집마다 혼인을 서두르고 / 昏姻歲暮家家競
풍년 들어 피리와 북 곳곳에 들리네 / 簫鼓年豐處處陳
비단 궁전 화기 서리니 매화 향기 얼마인가 / 綺殿氤氲梅幾馥
옥섬돌 맑은 곳엔 버들이 아직 찡그린다 / 瑤階淸切柳纔顰
돌고 도는 절서는 끝이 처음 되고 / 循環節序終爲始
받고 주는 풍경 묵은 것이 새것 되네 / 受謝風光故得新
추측함은 어찌 한 기운에만 찾겠는가 / 推測詎堪徵一氣
확충하여 나의 인에 시험하여 보세 / 擴充眞足驗吾仁
교태를 만났으나 도움 없음 부끄러워 / 欣逢交泰慙無補
억지라도 글 만들어 임금께 드리련다 / 强演詞頭徹紫宸
◐ 5. 입춘일에 지은 시 [立春日作] - 장유/계곡집30권
설날 바로 다음날 찾아온 입춘 / 元日纔經一日來
이제 바야흐로 봄이 돌아오는구나 / 立春方是得春廻
초화 잠깐 피자마자 얼어붙고 말았는데 / 椒花乍破嚴凝逼
매화며 버들이며 앞다투어 피어나리 / 梅柳行看次第催
전원에선 그런대로 오골이 용납되었는데 / 湖海只堪容傲骨
풍진 세상 누가 다시 신선의 재질을 알아 보랴 / 風塵誰復識仙才
입춘첩(立春帖) 지어서 기원할 일 뭐가 있소 / 休煩善禱題新帖
남곽 선생 마음은 재로 벌써 변했는걸 / 南郭先生萬念灰
◐ 6. 입춘 날에 술을 조금 마시고 [立春日小酌] - 이숭인/도은집2권
천리 멀리 나부껴 떠도는 길손 / 飄飄千里客
실의 속에 맞는 일 년 중의 봄 / 草草一年春
흰 것을 사랑하노니 텁텁한 시골 막걸리 / 白愛村醪濁
푸른색이 보이나니 새로 돋는 들나물 싹 / 靑看野菜新
시절을 느끼면서 스스로 탄식하노니 / 感時仍自嘆
세상일 겪으면서 점점 귀신같아지는 것 / 更事漸如神
밭의 농부들 마음씨가 너무 좋으니 / 田父襟懷好
이웃에 터 잡고서 함께 살아볼거나 / 相從擬卜隣
◐ 7. 입춘효기유감(立春曉起有感) - 정포(鄭誧)/동문선21권
봄술과 봄깃발이 지난해와 같은데 / 春酒春幡似去年
부엌 사람 일찍 일어나 등 앞에서 말한다 / 廚人早起語燈前
이 때에 정담을 같이할 손은 없고 / 此時無客同情話
절기를 느끼고 어버이를 생각하며 한 번 눈물 흘리네 / 感節思親一泫然
◐ 8. 신묘년(1651) 입춘(立春)에 2首 - 윤증/명재유고1권
혹심한 추위 끝에 봄이 다시 돌아오니 / 沍寒之極有陽春
천지 거듭 열리고 해와 달도 새롭다네 / 天地重開日月新
봄빛이 산과 바다에 가득할 때 기다려서 / 直待韶光滿海岱
화땅의 봉인처럼 요 임금을 축도(祝禱)하리 / 會須身作祝堯人
집안이 편안하면 가난해도 관계없고 / 家用平康貧不害
마음에 누 없으면 그게 바로 낙인 게지 / 心無慕累樂奚疑
새해에는 맑은 복을 푸짐하게 받을 테니 / 贏得新年好淸福
오두막에 입춘첩을 써 붙여도 괜찮으리 / 未妨甕牖揭春詞
◐ 9. 입춘(立春) 첩자(帖字) - 이색/목은시고35권
조정에 도가 있어 푸른 봄날 좋은 이때 / 朝廷有道靑春好
문항에도 사가 없이 해가 길다 하였는데 / 門巷無私白日長
이 시의 참 기상을 확인하고 싶으시면 / 欲識此詩眞氣像
지금 세상 우리 동방 보시면 되리이다 / 請看今世我東方
청산은 약속한 듯 항상 문 앞에 서 있고 / 靑山有約長當戶
유수는 무심하게 못으로 흐른다 하였는데 / 流水無情自入池
목옹이 읊조리는 곳을 알아보고 싶으시오 / 欲識牧翁吟嘯處
시흥이 일렁이는 호탕한 봄바람 속이라오 / 春風浩蕩動新詩
◐ 10. 입춘(立春) - 서거정/사가시집31권
나는 일생 백년 이내에 / 我於百年內
쉰아홉 번째 봄을 만났는데 / 五十九逢春
해와 달은 재빨리 나는 두 새 같고 / 日月雙飛鳥
천지 사이에는 한 병든 몸이로세 / 乾坤一病身
연한 채소엔 푸른빛이 싱싱하고 / 靑歸盤菜細
진한 막걸리는 하얗게 발효되누나 / 白潑甕醪醇
계절의 사물에 눈이 참 놀라워라 / 節物堪驚眼
인정은 새것 얻는 걸 기뻐하고말고 / 人情喜得新
◐ 11. 입춘(立春) - 서거정/사가시집2권
오두막집에 또 한 해의 봄이 찾아를 오니 / 茆齋又是一年春
계절 경물이 명백하게 눈에 산뜻 들어오네 / 節物班班入眼新
대궐에서 하사한 번승엔 채화가 따라오고 / 北闕賜幡隨彩勝
이웃에서 보낸 채반엔 오신이 섞이었구나 / 西鄰送菜錯盤辛
얼른 춘첩자 써놓고는 새해 경사 맞이하고 / 旋題門帖迎新慶
막걸리 동이 열고는 친구와 함께 마셔대네 / 爲發盆醪對故人
병골은 갈수록 쇠해 거울 보기 부끄러워라 / 病骨侵尋羞對鏡
명절을 만날 적마다 은근히 맘이 상하누나 / 每逢佳節暗傷神
◐ 12. 입춘(立春) 2수 - 서거정/사가시집22권
새벽에 거울 보니 백발은 한층 더했는데 / 淸曉臨銅白髮新
조그마한 종이 오려서 의춘을 붙이노라 / 裁成小紙貼宜春
머리 가득 번승은 되레 부끄럽기만 하고 / 滿頭幡勝還羞澁
소반 속의 오색 신채는 정말 보기도 싫네 / 厭見盤中五色辛
앉아서 내처와 마주해 한 번 껄껄 웃고 / 坐對萊妻一笑新
조용히 술잔 따라 새 봄을 경축하여라 / 穩斟杯酒慶新春
인생은 절로 백 년의 낙이 있는 법이니 / 人生自有百年樂
가난 때문에 고생된다 말할 것 없고말고 / 不爲家貧說苦辛
◐ 13. 신사년(1461) 입춘(立春) - 서거정/사가시집8권
봄은 한 해의 첫머리가 되는지라 / 春爲歲之首
하늘의 일이 사람에 가까워졌네 / 天事近於人
이치는 절로 끝없이 순환하거니와 / 理自終還始
도는 응당 굽히면 반드시 펴지도다 / 道應屈必伸
육갑의 촉급함은 은밀히 알겠고 / 潛知六甲促
오신반 잦은 것은 보기가 놀랍네 / 驚見五辛頻
만물이 모두 생기가 넘치는지라 / 萬物皆生意
나는 지금 새해 맞음을 기뻐하노라 / 吾今喜得新
◐ 14. 입춘(立春) - 서거정/사가시집3권
금년에 또 입춘 절기가 돌아왔으니 / 今年又立春
세상일이 그 얼마나 새로워졌던고 / 世故幾番新
오신반 자주 보기가 싫증이 나서 / 厭見辛盤數
백주만 늘 불러서 서로 친하노라 / 頻呼柏酒親
뜻을 이루지 못한 건 세상일이요 / 蹉跎世上事
변하는 건 거울에 비친 몰골이라 / 變幻鏡中人
아 시세가 이렇게 실망스러운데 / 時勢嗟如此
가려 살 만한 산림도 흔찮네그려 / 山林少卜鄰
◐ 15. 회음역에서 입춘을 맞이하다 [淮陰驛立春] - 정도전/삼봉집2권
회음역에서 입춘을 맞이하니 / 淮陰驛裏逢立春
나그네 밥상에 생채 올라라 / 客子盤中生菜新
고향에선 지금 누가 술 마련했나 / 今日故園誰辦酒
잔 들며 먼 길 떠난 나를 말하리 / 尊前應說遠遊人
◐ 16. 입춘 후에 비가 내리다 [立春後小雨] - 신흠/상촌집18권
가랑비가 슬그머니 따스한 기후 재촉터니 / 小雨暗催天氣暖
버드나무 눈썹에는 어느 새 봄이 왔네 / 韶華偏着柳眉頻
해마다 풍월이나 한가롭게 맡아 보지 / 年年管領閒風月
인간사 어쩌고 저쩌고 따져 묻지 않는다네 / 莫問人間事事新
◐ 17. 도중의 입춘(立春) - 권필/석주집 별집1권
한양은 아득히 멀리 운산에 막혔는데 / 漢陽迢遞隔雲山
먼 길손 속절없이 외로운 그림자 끌고 돌아온다 / 遠客空携一影還
도리어 한스러워라 봄바람이 나를 기다리지 않고 / 却恨春風不相待
새벽이 오매 나보다 먼저 고향으로 들어간 것이 / 曉來先我入鄕關
◐ 18, 가평관(嘉平館)에서 입춘(立春)을 만나다 - 허균/성소부부고1권
서광이 두성(斗星) 따라 동으로 돌아드니 / 瑞光隨斗已東旋
아름다운 기운이 팔도를 감쌌구려 / 佳氣蔥蔥遍八涎
동해에 파도 자고 전쟁도 끝났으니 / 東海息波兵已偃
임을 위해 외리라 해마다 풍년 노래 / 爲君王頌屢豐年
옥잔에 술을 따라 황류주(黃流酒)를 권하는데 / 淺斟瓊瓚勸黃流
새벽 스친 눈썹 위엔 채색이 떠올랐네 / 拂曉眉山彩已浮
합환화 꺾어 꽂고 수식(首飾)을 벌여놓으니 / 剪挿合歡羅勝子
봄의 뜻이 어느덧 비녀꼭지 올랐구려 / 却敎春意上釵頭
◐ 19. 입춘일에 회포를 읊다 [立春詠懷] - 노수신/소재집1권
성주의 원년을 건립하는 때이라 / 聖主元年建
궁벽한 마을도 봄기운이 새롭구나 / 窮村淑景新
추위를 지난 건 매화의 생각이요 / 經寒梅意思
섣달을 띤 건 버들의 정신이로다 / 帶臘柳精神
연한 채소는 섬섬옥수로 전해 오고 / 菜脆傳纖手
좋은 술은 늙은 입을 적셔 들어오네 / 醅香入老唇
형과 아우는 서로 얼굴 돌아보며 / 弟兄相顧色
멀리 북당의 봄을 축원할 뿐이로다 / 遙祝北堂春
◐ 20. 입춘(立春) - 이산해/아계유고4권
며느리는 밭갈이 길쌈에 힘써 생업 넉넉하고 / 婦勤耕織能饒業
손주 녀석은 시서를 익혀 선대 유업 잇는구나 / 孫習詩書可繼先
백발로 한가히 살매 번잡한 일이 없어 / 白髮閑居無外事
초당에서 봄술 마시며 신년을 경하하노라 / 草堂春酒賀新年
◐ 21, 입춘 첩자(立春帖子) - 권근/양촌문집10권
북두성 처음 옮겼는데 / 北斗星初轉
동풍에 봄기운 새롭도다 / 東風氣已新
하늘의 뜻에는 후박이 없기에 / 天心無厚薄
누항에도 푸른 봄이 왔네 / 陋巷亦靑春
◐ 22.입춘(立春) 후에 감회가 일어 - 이행/용재집3권
오늘 저녁은 무슨 저녁인고 / 今夕是何夕
하늘 기운이 새롭게 바뀌었어라 / 天氣一已新
새것도 역시 옛것이 되고 / 新者亦成舊
옛것은 날로 사라져 가리라 / 舊者當日淪
조화의 운행 잠시도 쉬지 않아 / 運化靡少住
인생 백 년 수십일이 남았구나 / 百歲餘幾旬
곤궁한 나 스스로 죽지 못하고 / 我窮不自死
재앙은 또 겹쳐서 닥쳐오누나 / 喪禍仍荐臻
양친을 여의고 곡한 지 육 년 / 六年哭風樹
눈물에 마른 잎 어찌 소생하랴 / 淚葉寧再春
남쪽 비탈의 난초를 돌아보니 / 眷戀南陔蘭
싱싱하던 그 모습 오늘은 없어라 / 油油空此晨
원컨대 짧은 꿈결에 의탁하여 / 願言托微夢
잠시 어버이 슬하로 돌아가고파 / 暫還膝下身
가슴 치고 일어나 발 구르노니 / 拊膺復起踊
평생을 두고 쓰린 한 품었어라 / 沒齒抱艱辛
◐ 23.입춘일(立春日)에 짓다 - 정경세/우복집1권
사람 맘은 빛나고 밝은 것이 제일 좋고 / 人心最好陽明勝
세도는 꼭 더러운 걸 씻어내야 하는 거네 / 世道須要穢濁除
집안일만 관여할 뿐 나머지 일 모르나니 / 只管自家餘不管
봄기운이 나의 집에 가득찬 게 즐겁구나 / 且欣春氣滿吾廬
◐ 24.입춘일의 눈발 [立春日雪]- 김윤식/운양집4권
요 임금의 풀이 겨우 여섯 잎 자랐는데 / 堯蓂纔六展
온 세상은 벌써 봄을 맞이했네 / 天下始皆春
맑은 기운이 매화 꽃술을 재촉하고 / 淑氣催梅蕊
풍년 들 징조는 맥인에서 보이네 / 豐徵驗麥人
가난한 집 문이지만 춘련 써 붙이고 / 蓬門猶帖子
나물밥은 오신반이라네 / 菜飯卽盤辛
새해의 길상을 알게 하려고 / 欲識新年瑞
옥가루 꽃이 사방에 가득하네 / 瓊花滿四隣
◐ 25.입춘 전날 밤에 앉아 [立春前日夜坐] - 김윤식/운양집6권
마을의 북 울리지 않아 모두들 잠 깊은데 / 村鼔無聲衆睡濃
대숲 깊은 곳에 등불 하나 붉구나 / 竹林深處一燈紅
무심히 삼천계를 비춘다지만 / 無心能照三千界
천지의 성실함이 어찌 입사풍만 하랴 / 有信爭如廿四風
오래된 벽엔 입춘에 맞는 도해를 쓰고 / 古壁宜春書倒䪥
작은 밭에선 눈을 헤치고 묵은 배추 뽑아내네 / 小園披雪擷陳菘
동곽 길 진흙 마르길 조금 기다렸다가 / 稍待泥乾東郭路
지팡이 짚고서 정소동 보러 가련다 / 携杖來看鄭小同
◐ 26. 입춘(立春) - 김육/잠곡유고3권
좋은 날에 이내몸 늙어 있음에 / 令節成吾老
술에 취해 노래하니 눈물이 나네 / 酣歌淚欲垂
하늘 끝서 오랫동안 나그네 됨에 / 天邊長作客
귀밑머리 실같이 새하얘졌네 / 鬢髮白成絲
◐ 27. 초이레 입춘에 읊다 [七日立春] - 김종직/점필재집 시집23권
형초에서는 인일이라 일컬었고 / 荊楚稱人日
귀주의 그림으론 입춘이 되었는데 / 龜疇畫立春
응폐된 기후를 막 떠나자마자 / 纔離凝閉候
이미 발생하는 인을 축하하누나 / 已賀發生仁
하사한 채승은 금화가 간들거리고 / 賜勝金花裊
이웃 쟁반엔 좋은 채소가 싱싱하네 / 隣盤玉薤新
조정 반열엔 내 자취 사라졌는데 / 鵷行跡如掃
병까지 앓으니 마음이 더욱 상하는구나 / 抱疾益傷神
◐ 28. 입춘 [立春丁巳 1797] - 위백규/존재집1권
벼슬살이 열 달 만에 다시 봄을 맞이하니 / 莅官十朔又逢春
지친 새가 둥지 찾아와 사람에게 지저귀네 / 倦鳥知還便喚人
다만 풍년 맞아 백성 살림 나아지길 바라니 / 但願年豐民物好
이로 인해 임금님은 한숨을 그치겠지 / 九重從此不嚬呻
◐ 29. 입춘(立春) - 김상헌/음집3권
대명 나라 천자 있는 대명궁의 궁궐에서 / 大明天子大明宮
매년마다 정삭 정해 해동으로 보내었네 / 正朔年年下海東
오늘날의 이 봄빛은 누굴 위해 좋은 건가 / 今日春光爲誰好
삼한 땅의 초목 온통 비린내를 띠고 있네 / 三韓草木帶腥風
◐ 30. 입춘날 문 위에 씀 - 이덕무/청장관전서2권
아들은 부모님께 빌기를 / 子祝父母壽
백양과 전갱처럼 장수하소서 하고 / 伯陽籛鏗年
부모는 아들에게 가르치길 / 父母敎子職
증삼과 민자건(閔子騫)을 본받으라 하고 / 若曾參閔騫
형제간과 부부간에는 / 弟兄及夫婦
화순하고 애경하세 / 和順而愛敬
계미년 입춘날에 / 癸未立春日
모두 함께 천성을 닦아보세 / 咸興修天性
◐ 31. 입춘(立春) 3수 - 남효온/추강집3권
강 동쪽 봄빛이야 어느 해이건 좋건만 / 江東春色年年好
거울 속 여읜 얼굴은 해마다 주름지네 / 鏡裏蒼顔歲歲皴
홍진의 명리가 나그네 속임이 많으나 / 軟紅聲利多欺客
녹수와 청산은 그대 저버리지 않으리 / 綠水靑山不負君
섣달에 쌓인 눈이 연전에 다 녹았으나 / 臘天積雪年前盡
정월달 바람 서리는 새해 들어 심하네 / 一月風霜歲後深
오직 차가운 매화만이 봄뜻이 빨라서 / 惟有凍梅春意早
갑작스러운 바람결에 오경의 꽃을 피우네 / 驀風吹放五更心
늙은이 햇볕 쪼일 때 봄 해 더딘데 / 老子負暄春日遲
소요재 가에서 입춘 시를 붙이노라 / 逍遙齋畔帖春詩
봄 신이 수양버들에 권능을 부려서 / 靑陽用事垂楊樹
울타리에 금실이 수만 가지 드리웠네 / 籬落金絲萬萬枝
◐ 32. 입춘(立春)에 써서 붙이는 글 - 변계량/춘정집2권
겨울이 떠나자 혹한이 사라지고 / 冬去寒威盡
구름이 흩어지자 햇살이 따뜻하네 / 雲開日色溫
원의 뜻 체득하여 화육에 참여하니 / 體元參化育
화기가 천지에 넘실넘실 하는구나 / 佳氣靄乾坤
◐ 33. 입춘(立春) - 이식/택당집5권
오늘부턴 내 나이 벌써 쉰 살 / 五十從今日
타향에서 재차 맞는 입춘이로세 / 殊方再立春
토우 타고 응체된 이와 비슷한 나의 신세 / 身同土牛滯
무 생채 썬 듯한 내 머리카락 부끄럽소 / 鬢愧菜絲新
해변까지 급박하게 군서가 날아들고 / 際海軍書急
오랑캐 사신 중원에서 뻔질나게 오가는 때 / 中州虜使頻
고신(孤臣)의 충정 애오라지 입춘첩에 담아서 / 孤忠憑帖子
태평 시대 오기만을 길이 축원하노이다 / 長祝太平辰
◐ 34. 입춘에 공경히 선조 퇴계선생 시를 차운하다
[立春敬次先祖退溪先生韻 乙亥 1875] - 이만도/향산집1권
이영각서 몇 번이나 어진 사람 길 막았나 / 邇筵幾度妨時賢
글 바치고 돌아오매 짐을 벗은 것만 같네 / 呈牘歸來釋負然
단지 삼양개태하는 운세 만난 그 덕분에 / 祇賴三陽開泰運
구준 술에 취해 함께 〈남훈가〉를 즐기누나 / 衢樽同樂奏薰絃
◐ 35. 입춘(立春) - 성현/허백당보집2권
푸른 봄을 맞이하여 섣달 눈이 사라지자 / 節屆靑陽臘雪乾
새로 돋은 여뀌 싹과 어린 쑥을 먹는구나 / 蓼芽蒿筍試新盤
은박 번승(幡勝) 반사되어 발 위에 어른대고 / 銀幡曄曄輝簾額
채연은 날아갈 듯 머리끝에 앉았어라 / 彩燕翩翩上鬢端
언덕 위의 버들에는 노란 빛깔 감지되고 / 柳着岸黃初弄色
화분의 흰 매화는 추위를 밀쳐 내네 / 梅舒盆白已排寒
대갓집 문들마다 의춘 자를 써 붙인 날 / 高門盡帖宜春字
황감주가 숙성되니 흥취가 끝없어라 / 酒熟黃柑興未闌/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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